쉬르 리(Sur lie) 숙성은 와인에 크리미 한 질감과 견과류, 빵, 곡물 등의 새로운 풍미를 제공할 수 있는 숙성 방법이다. 화이트 와인에 주로 사용되는 이 숙성 방법은 샴페인에 적용되어 브리오슈 향을 입혀주기도 하고, 부르고뉴 샤르도네 와인에 사용되어 헤이즐넛 향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목 차
1. 쉬르 리(Sur lie) 숙성이란?
2. 쉬르 리(Sur lie) 숙성의 영향
3. 쉬르 리(Sur lie) 숙성한 와인
쉬르 리(Sur lie) 숙성이란?
쉬르 리(Sur lie), 영어로 "On the Lee"를 의미하는 이 표현은 와인과 효모 앙금(Lee)이 함께 있는 상황을 묘사한 프랑스어 표현이다. 이런 의미와 같이 쉬르 리 숙성은 와인과 효모의 앙금을 같이 숙성시키는 숙성 방법을 뜻한다.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보면, 효모의 앙금은 그로스 리(Gross Lee)와 파인 리(Fine Lee)로 구분할 수 있다. 그로스 리를 큰 앙금, 파인 리를 작은 앙금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로스 리, 큰 앙금은 효모의 찌꺼기뿐만 아니라 포도의 씨앗이나 과육 등이 섞여서 만들어진 더 거대한 앙금 덩어리를 의미하고, 작은 앙금은 효모 찌꺼기들 만으로 만들어진 작은 앙금 조각들을 의미한다.
이때, 큰 앙금은 효모 찌꺼기 외에 다양한 것들이 섞여있기 때문에 와인과 너무 오래 접촉하게 되면 와인에서 계란 썩은 내 나 유황 냄새가 나게 하는 등 와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에 작은 앙금은 와인에 바디감과 향을 더해주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너무 오랫동안 와인에 접촉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쉬르 리 숙성 중에 바토나쥬(Batonnage)라는 방법이 사용된다.
바토나주는 앙금을 휘젓는다는 의미의 프랑스어 용어이다. 기다란 철제 막대 등을 사용하여 오크 배럴의 와인을 휘저어주는 과정인 바토나주는, 효모 앙금이 바닥에 고여, 와인의 바닥면만 지속적으로 접촉하지 않게 함으로써, 황화수소가 발생하고 불쾌한 향이 나타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쉬르 리(Sur lie) 숙성의 영향
쉬르 리(Sur lie) 숙성은 와인의 바디감과 풍미에 영향을 주어 와인이 더 깊고 복잡한 맛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이유는 쉬르 리 숙성이 단순히 효모 앙금이 와인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와인과 접촉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일들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숙성 기간 동안 효모 앙금은 마노단백질과 다당화합물, 아미노산, 지방산 등을 만들어 내는데, 이 물질들은 와인과 만나 크리미 한 바디감을 가지게 만들고, 타닌과 결합하여 와인의 떫은맛을 감소시킨다.
또한, 헤이즐넛 같은 향이 와인에 입혀지기도 하고, 빵이나 곡물 등에서 느낄 수 있는 이스트나 브리오슈 향을 와인에 가미하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효모 앙금은 산소를 흡수하여 와인이 산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쉬르 리 숙성은 와인에 따라 짧게는 2개월 정도부터 길게는 1년 혹은 몇 년에 걸쳐서 숙성시키는데, 이 쉬르 리 숙성과 바토나주의 주기나 시간에 따라 와인의 특성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쉬르 리(Sur lie) 숙성한 와인
쉬르 리 숙성 방법은 부르고뉴 샤르도네(Chardonnay) 와인에 적용하며 처음 등장했지만, 현재는 부르고뉴 샤르도네뿐만 아니라, 샴페인이나 무스까데(Muscadet)에도 사용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슈냉 블랑(Chenin Blanc)이나 피노 그리(Pinot Gris), 베르데호(Verdejo) 등 가볍고 산뜻한 품종에도 종종 사용되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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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오슈향을 가진 대표 샴페인 뽀므리 브뤼 로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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