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산도는 와인에서 신선한 맛이나 시큼한 맛이 느껴지게 하는 요소로, 포도가 자라는 기후나 토양, 와인 생산자의 스타일에 의해 결정된다.
목 차
1. 와인의 산도란?
2. 와인의 산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
▪︎ 와인 포도가 주는 영향
▪︎ 와인 숙성이 주는 영향
3. 와인의 산도를 구성하는 성분
▪︎ 타르타르산
▪︎ 말산
▪︎ 젖산
▪︎ 구연산
4. 와인 페어링과 산도
와인의 산도란?
와인의 산도는 타닌과 알코올, 당도와 함께 와인의 맛을 구성하는 4대 요소 중 하나이다. 산도는 레몬처럼 와인에 신맛이 나게 해 주는 요소로, 와인을 마셨을 때 입안에 침에 고이게 하는 시큼한 맛으로 느껴볼 수 있다.
이러한 산도는 화이트 와인에서 쉽게 느낄 수 있지만, 레드 와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와인은 산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와인의 pH 수준은 산성에 가까운 2.7 ~ 4.5 범위에서 측정되고 있다.
산도가 높은 와인은 마셨을 때 리슬링(Riesling) 와인처럼 산뜻하면서도 시큼한 맛을 느끼게 하고, 산도가 낮은 와인은 오크 숙성한 샤르도네(Chardonnay)처럼 둥글둥글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끼게 한다.
리슬링과 샤르도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래의 글을 살펴보세요.
▪︎ 리슬링 품종 가이드 - 포도 및 와인의 특징
▪︎ 샤르도네/샤도네이 품종 가이드 - 포도와 와인의 특징
하지만 시큼한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와인의 산도가 낮은 건 아닐 수 있다. 실례로 스위트 와인은 드라이 와인보보다 산도가 높은 경우가 있는데, 스위트 와인에서는 시큼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유는 단 맛이 신 맛을 감춰버리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콜라의 pH는 2.5 수준으로 와인보다 산성이 강하지만, 콜라에서 시큼한 맛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산도는 대부분의 와인에 존재하는데, 산도가 너무 낮으면 물처럼 밋밋한 맛을 가지게 되고, 너무 높으면 기분 나쁜 시큼한 맛을 유발할 수 있어서 단맛과 함께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와인의 산도는 맛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저장성과도 관련이 있다. 산도가 높을수록 와인에서 박테리아와 미생물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게 되어 와인의 숙성 잠재력과 저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와인의 산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
와인의 산도는 와인을 양조하는 포도의 특징과 와인 숙성에서 영향을 받아 결정될 수 있다.
와인 포도가 주는 영향
대부분의 과일이 그런 것처럼 와인도 덜 익은 포도로 양조했을 때 산도가 가장 높고, 잘 익은 포도로 만들수록 산도가 줄어들며 단 맛이 강해진다.
이는 기후나 수확 시기와 관련되는데,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되는 포도는 일반적으로 산도가 높고, 일찍 수확되는 포도일수록 산도가 높은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이는 늦게 수확한 와인으로 스위트한 디저트 와인을 만드는 것과도 연관되어 있다.
따뜻한 곳에서 와인을 만드는 일부 생산자는 발효 전에 타르타르산을 첨가하여 의도적으로 산도를 높이기도 한다.
와인 숙성이 주는 영향
이와 같은 포도가 자라는 기후나 재배 시기뿐만 아니라, 숙성 과정에서도 와인의 산도가 바뀔 수 있다. 예를 들면, 오크 숙성을 하는 샤르도네(Chardonnay)가 그 경우인데, 오크 숙성 중 말로락틱 발효가 진행되면서 와인의 산도를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인 말산이 조금 더 부드러운 젖산으로 바뀌게 되고, 이로 인해 와인의 산도는 낮아지고 버터나 크림 같은 부드러운 질감과 풍미를 가지게 된다.
말로락틱 발효에 대해 아래의 글에서 더 자세하게 알아보세요.
▪︎ 말로락틱 발효 - 와인에 버터 풍미를 만드는 방법
와인의 산도를 구성하는 성분
와인의 산도는 대부분 타르타르산과 말산, 젖산, 그리고 구연산에 의해 나타난다. 이 중 타르타르산과 말산이 전체 산의 대부분인 약 9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타르타르산
타르타르산은 와인에 가장 많이 함유된 산 성분으로, 와인 포도에서부터 존재하는 성분이다. 다른 성분으로부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포도에서부터 와인이 출하되기까지 거의 없어지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고정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타르타르산은 포도에서부터 존재하는 성분이기 때문에, 포도의 재배 환경에 의해 함유량이 달라진다.
종종 타르타르산은 와인 병 아래에 침전물처럼 보이는 반짝이는 결정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는 시간과 높은 타르타르산 농도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와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결정체는 주석산염(Tartrate Crystals)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말산
말산은 타르타르산에 이어 와인에서 두 번째로 많이 함유되어 있는 산 성분이다. 대부분의 과일에 포함되어 있는 말산은, 와인에서 청사과와 같은 풋풋한 과일의 향을 나타낸다. 실제로 사과에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사과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말산은 주로 포도 품종에 따라 함량이 달라지고는 하지만, 포도의 숙성 과정에서도 달라질 수 있다. 이유는 말산이 박테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젖산균에 의해 젖산으로 쉽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젖산
젖산은 와인 생산자에 의해 더해질 수 있는 산 성분이다. 숙성 중인 포도에 젖산균을 넣으면, 포도의 말산이 젖산 성분으로 바뀌며 와인에 젖산이 만들어지게 된다. 젖산은 산 성분임에도 부드럽고 둥글둥글한 질감을 준다는 특징이 있다.
구연산
구연산은 라임과 레몬 같은 시트러스 과일에서 주로 발견되는 산 성분으로, 와인 포도에서는 매우 소량만 존재하는 성분이다. 따라서 와인에 거의 남아있지 않는 성분이지만, 와인 생산자가 와인의 산도를 높이기 위해 구연산을 첨가하고는 한다.
와인 페어링과 산도
와인 페어링에 있어서 산도는 식사를 더욱 산뜻하고 상쾌하게 만들 수도 있고, 느끼하고 무겁게 만들 수도 있다.
산도가 높은 와인은 지방을 분해하는 특징이 있어서 크리미 한 음식이나 기름기 많은 음식과 잘 어울리고, 짭짤한 음식이나 신맛이 강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와인보다 산도가 높은 음식은 와인의 산도를 못 느끼게 하여 좋은 페어링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산도가 인상적인 와인의 실제 후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통해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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