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와인을 마실 때 우리는 버터리한 향이나 오일리한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면 미국 브레드앤버터(Bread & Butter) 와이너리의 와인들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데, 이런 버터 같은 느낌의 향과 맛들이, 어떻게 포도를 재료로 하는 와인에서 나타나게 될까. 그 이유는 바로 발효에 있다. 몇몇의 와인들은 말로락틱 발효/젖산 발효(Malolactic Fermentation) 혹은 MLF라 부르는 발효 과정을 거치는데, 이 말로락틱 발효가 바로 와인의 버터리한 풍미를 만들어주게 된다.
목 차
1. 말로락틱/젖산 발효란?
2. 어떤 와인을 말로락틱/젖산 발효시킬까?
말로락틱/젖산 발효란?
말로락틱 발효(Malolactic Fermentation, MLF)란 무엇일까? 젖산 발효라고도 부르는 이 것은 단어 그대로 젖산(Lactic Acid)이 생성되는 발효 과정이다. 1차 발효(알코올 발효)가 끝난 와인에는 흔히 사과산이라 부르는 말산(Malic Acid)이라는 성분이 존재하는데, 이를 젖산균이라는 박테리아를 통해 젖산(Lactic Acid)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젖산 발효, 혹은 말로락틱 발효라 부른다.
이렇게 말로락틱 발효를 거친 와인에서는 말산이라 부르는 사과산이 줄어들고 젖산이 늘어나는데, 여기서 사과산은 이름과 같이 청사과의 푸릇푸릇하면서도 날카로운 산미를 느끼게 해주는 성분이고, 젖산은 우유에 주로 포함되어 있는 성분으로, 말산보다 부드러운 요거트나 김치에서 느낄 수 있는 산미를 가지고 있는 성분이다. 따라서 말로락틱 발효를 거친 와인은 날카로운 산도가 조금 더 부드러운 맛으로 바뀌게 된다.
산도가 부드러워지는 것과 함께 말로락틱 발효를 거친 와인은 버터리한 풍미를 가지게 되는데, 이는 말로락틱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디아세틸(Diacetyl)에 의해 나타나는 효과이다. 발효 중 디아세틸이 조금만 발생한다면 고소한 풍미가 살짝 가미되지만, 디아세틸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짙은 버터 풍미가 나타나게 된다.
어떤 와인을 말로락틱/젖산 발효시킬까?
말로락틱 발효에 필요한 젖산균과 같은 박테리아는 와인 제조에 사용되는 장비 중 하나인 오크통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오크 숙성을 하는 대부분의 와인에서 말로락틱 발효가 일어날 수 있지만, 이 과정은 온도(16°C 이상)나 산성도(pH 3.1 이상) 등의 조건이 만족할 때만 발생하기 때문에 와인 생산자가 말로락틱 발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리슬링(Riesling)이나 게뷔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같이 산도가 중요한 품종은 말로락틱 발효를 통해 산도가 죽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말로락틱 발효를 억제한다.
반면에 샤르도네/샤도네이(Chardonnay) 품종이나 비오니에(Viognier) 품종을 사용한 화이트 와인은 버터리한 풍미를 위해 의도적으로 말로락틱 발효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대부분의 레드 와인에서도 말로락틱 발효를 억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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